「동네목사의 소회(所懷)」
고향이 생각나는 설 명절 앞입니다. 내 고향이 어딜까? 생각해 봅니다.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태어난 곳은 대구입니다. 대구의 할아버지 집이 생각이 납니다. ‘대구시 중구 서야동 47번지’ 그런데 행정구역명도 바뀌고, 예전의 골목, 집의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 어릴 적 추억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입니다. 성장지 역시 여러 곳입니다. 안양, 강릉, 청주 등입니다. 사실 가장 오래 살아온 곳은 서울입니다. 고등학생부터 대학, 신대원을 거쳐 부 교역자 생활을 한 곳입니다. 햇수로는 30년 이상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부산에서는 21년을 살고 있습니다. 지난주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교회 주변을 지나가면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곳에서 목회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길렀습니다. 아이들은 고향을 부산이라고 말합니다. 두 딸 모두 가까운 신도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큰아이는 부산에서 대학을 나왔습니다). 그러니 딸들의 고향은 부산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성도들이 내게 어떤 분들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단순히 같은 교회를 다니는 교인일까? 아니면 동료 그리스도인들일까? 아니면 양들일까? 그러나 선뜻 정의가 내려지지 않습니다. 부산에서의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성도들입니다. 물론 목회자들이나 노회의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와는 다른 좀 더 친밀한 관계를 성도들과 맺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가족’입니다. 해운대중일교회라는 대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울고 웃으며 20년이 넘게 살아왔습니다. 언젠가 ‘동네목사’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항상 찾아갈 수 있는 목사, 흉허물을 서로 드러내면서 성도들과 함께 살아가는 목사를 말합니다. 그리고 나는 동네목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글로 옮겼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살면서 어느새 반백의 머리가 되었습니다. 우리 성도들이 가족들이 된 셈입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꿈꾸던 동네목사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설이 됩니다. 어머니를 뵈려고 서울에 잠간 다녀와야겠습니다. 성도 여러분,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
여러분의 목사 이 동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