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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고갯길과 터널」2024-09-15 15:58
작성자 Level 10

「고갯길과 터널」 


난 휴가 때에 미시령 고개를 오를 기회가 있었습니다. 원래 미시령은 인제에서 고성으로 넘어가는 해발 826m의 고개입니다. 예전부터 속초로 갈 때에 이 고개를 이용하곤 하였습니다. 왕복 2차선의 꼬불꼬불한 고갯길이고, 눈이 오면 곧잘 통행이 금지되는 고개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통행량이 제법 많아서 고개 정상에 휴게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6년에 미시령을 관통하는 터널이 개통되었습니다. 그래서 차가 고갯길로 넘어 다닐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짧고 빠르게 지날 수 있는 길을 굳이 고갯길로 운전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옛길은 차들이 다니지 않는 길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예전 생각을 하며 고갯길로 차를 몰았습니다. 당연히 고갯길로 올라가는 차가 없습니다. 아예 도로를 전세낸 듯 천천히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올라가면서 설악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울산바위의 모습, 그리고 푸르디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을 보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창조주께 감사하고, 또 이를 즐기며 천천히 차를 몰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터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런 즐거움을 놓치고 살아가는구나...’ 물론 일 때문에 빨리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사람들이 터널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불편한 고갯길 운전이 좀 피곤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반대급부로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 올랐더니 늦가을 날씨 같습니다. 어찌나 바람이 센지 약간 추웠습니다. 

    미시령 옛길을 가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추구하다가 누려야 할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참 많구나...’ 좀 더디더라도 주변을 보면서 살고 싶습니다. 바쁘기만 할 뿐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답게, 주변을 보고 감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이웃을 살피며 살고 싶습니다. 하루를 살면서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이 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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