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그친 새벽에」
24일 밤 자정이 좀 지나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요란한 빗소리와 우렛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아내 역시 잠이 깼습니다. 번쩍이는 불빛이 간간이 보입니다. 번개빛이겠지요. 휴대폰에서 행안부, 부산시, 해운대구, 나아가 기장군에서까지 보내온 호우 안전 경보가 울립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우선 드는 생각이 성도들 모두 잠이 깨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벽기도 시간에 맞춰 교회에 어떻게 나오실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거실 창과 문을 보면서 혹 비가 들이치지는 않을까 마음도 쓰였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밤에 비 때문에 온 교회의 문을 단속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부목사님이 나와서 함께 돕곤 했었는데 어제는 관리집사님이 의례 비 단속을 잘 하셨으리라 믿고 잠을 청하였습니다. 새벽에 잠을 깨서 목양실로 넘어왔습니다. 폭우가 그쳤습니다. 잠시 기도 드리면서 묵상해봅니다. 이런 폭우 가운데서도 잠들 수 있는 것은 안전한 집에 거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면서 신앙의 선배들이 여호와가 반석이라고, 혹은 피할 바위라고 고백한 것이 실감이 납니다. 또 어린 아이가 엄마 품에서 만족하게 잠든 모습을 상상하며 기도하던 시편 131편 기자가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들에게는 하나님의 품이 어머니의 품인가봅니다. 그러면서 시심이 우러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간밤 폭우로 달리는 물과 그 속 생물들에게 활력을 주시고, 대지를 기름지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비 그치면 꽃들의 환한 웃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해바라기의 키는 쑥 자라나 있을 것입니다. 새들은 행복하게 지저귀며 창공을 유영하겠지요. 이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은총입니다. 우리 영혼에도 은혜를 부어주소서! 낡아지는 겉 사람을 입고 살지만, 나날이 새로운 내면을 감사하게 하소서, 신앙의 선배처럼, 속사람의 성숙을 기뻐하게 하소서. 이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은총입니다.”
여러분의 목사 이 동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