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감사합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얼마나 더운지 부산의 기온이 34도를 기록합니다. 부산이 이 정도면 전국이 찜통입니다. 일기예보를 보면 전국에서 가정 시원한 지역 중 하나가 부산입니다. 신기하게 이웃 도시, 울산이나 김해와 비교해도 부산의 여름 최고 기온이 낮습니다. 겨울에는 다른 지역보다 따뜻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얼마나 더운지 하루에 샤워를 두 번씩 할 때가 많습니다. 하여간 나갔다 다시 들어오면 땀범벅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체질이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 집사람은 남들보다 더위를 좀 덜타는 편입니다. 겨울에는 항상 겨울이 빨리 지나기를 원합니다. 목양실이 생각보다 춥고, 덥습니다. 본당의 제일 윗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봄을 기다립니다. 더 나아가서 여름을 그리워합니다. 그런데 막상 여름이 되면 더위 때문에 고생입니다. 그래서 가을을 기다립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사실 여름이 더운 것은 참 감사할 일입니다. 작열하는 태양 볕이 작물을 자라게 합니다. 과일들에 단맛이 들어 왕성하게 성장하게 합니다. 여름이 있기에 가을에 결실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여름이 덥지 않고 시원하면 당장 농사에 문제가 생깁니다. 냉해의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수확량이 줄어들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세계적이라면 곡물가격이 인상될 것입니다. 전체 물가가 상승할 것입니다. 겨울이 추운 것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이 추워야 병충해가 방제됩니다. 그래서 추운 겨울은 다음해의 풍년을 준비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조화롭게 세상을 지으셨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셈입니다.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왜 그런지 여름을 좋아했습니다. 어느 해는 여름 방학 내내 개천에서 놀던 생각이 납니다. 무더위는 저를 비롯한 아이들에게 참 즐거운 추억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덥지만 더위가 주는 유익을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여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시다. 충성된 사자는 추수 때의 얼음냉수 같아서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고 합니다(잠 25:13). 이렇게 더위 가운데서도 남들을 시원하게 하는 삼복기간을 살아갑시다. 어린이들이 무더위를 즐기듯 더위를 즐기며 살아갑시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이 동 드림 |